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실태 및 학생부종합전형 인식 실태 연구 발표
- 내신등급 높을수록 학생부의 양과 질 높아지는 경향 나타나
- 학생부 ‘복붙’ 만연,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에 한계
- 지역별, 학교 유형별 교내 프로그램의 질적 격차 관찰돼
[2017.05.24]
‘학생부종합전형’은 수능 중심의 대입제도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현 대입제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내신은 물론 동아리 활동, 독서, 자기소개서까지 챙겨야 하는 과도한 스펙 쌓기라는 지적과 정성평가라는 모호한 평가 기준으로 인한 공정성,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EBS다큐프라임 교육대기획 대학입시의 진실 제작팀과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2016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수도권 4년제 대학 15~16년도 입학생 중 학생부종합전형 지원 경험이 있는 대학생 136명의 학생부를 수집하여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실태 및 학생부종합전형 인식 실태 연구>를 진행했다. 학생부를 정성/정량적으로 면밀히 분석해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과 한계를 진단해보고 대입 환경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활발히 하기 위함이다.
# 내신등급 높을수록 학생부의 양과 질이 높아지는 경향 엿보여
일반고 학생 105명의 학교생활기록부를 분석한 결과, ‘내신등급’이 높을수록 학생부의 양과 질이 높아지는 경향성이 관찰되었다. 내신 등급별로 학생부 분량에 차이가 나타났는데, 1등급 26.1페이지, 2등급 24.8페이지, 3등급 23.6페이지 순으로 내신 등급이 높을수록 학생부의 분량(페이지)이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부의 세부 기술 내용을 살펴보았을 때도 내신 1등급인 학생의 학생부에 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술된 표현이 많은 것으로 관찰되었다. 예를 들어 같은 사회 교과의 기술내용이 2등급 학생의 경우 ‘정치의 발전 과정과 통치제도의 개혁 등에 관해 큰 관심을 보임.’ 으로 평이하게 기술된 반면 내신 1등급 학생의 경우 ‘자신만의 견해로 정치의 발전 과정과 통치제도의 개혁 등을 논리적으로 분석하였으며, 사회 변화를 이해하는데 탁월함을 보임.’ 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식이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의 합격률을 살펴본 결과, 1등급이 73.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2등급 67.6%, 3등급 51.7% 순으로 내신이 좋을수록 학생부종합전형 합격률도 높게 나타났다.
내신성적만을 평가하는 한계에서 벗어나 학생의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정성적으로 평가하고자 한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기준이 결국 내신등급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학생부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 만연, 학생 개개인의 특성 보여주기 어려워
또, 136부의 학생부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다양한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 사례가 관찰되었다. 같은 고등학교를 같은 해에 졸업한 두 학생의 학생부 기술내용을 비교해본 결과, 창의적 재량활동의 대부분 내용이 동일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차이가 나는 부분은 개인 수상 경력 등으로 한정적이었다. 같은 학교일 경우,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서도 동일하게 기재된 내용이 다수 관찰되었으며, 문과와 이과로 각각 과가 다름에도 기술 내용이 같은 사례도 있었다.
이외에도 한 학생의 학생부에서도 창의적 체험활동에 쓰인 표현이 그대로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쓰인다거나, 1학년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쓰인 표현이 2학년에 똑같이 반복되는 등의 복붙 사례가 관찰되기도 했다. 이와 같이 동일한 내용을 ‘복붙’하는 방식으로 형식적으로 작성된 학생부가 본래의 취지처럼 학생들 개개인의 학습 태도와 개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역별, 학교 유형별 교내 프로그램의 격차 관찰돼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학교 교과 수업, 교내 동아리 활동, 교내 수상내역 등 교내 프로그램에 참여한 내용만을 기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각 고등학교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학교에서 특색 있고 우수한 프로그램을 운영할수록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학생부에 기재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지역별, 학교 유형별로 교내 프로그램의 질적 격차가 관찰되었다.
읍면부에 위치한 학교와 특별/광역시에 위치한 학교 학생부의 주요 수상실적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비교해보니 특별/광역시 케이스에서 UCC 대회, 모의유엔회의 등 더 다채로운 활동이 운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아리 활동의 경우도 특별/광역시 케이스가 읍면부 케이스에 비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함이 관찰되었다.
또한, 학교 유형별로도 교내 프로그램의 질적 격차가 나타났다. 일반고에서는 진로 활동의 경우 영상자료 시청이나 진로 업체의 강연이 주였으나 특목고와 자사고에서는 외국 대학교수 및 총장과 현직 외교관, 검사, 변호사 등의 현직자들과의 만남이 이뤄졌으며, 외국으로의 문화 탐방이나 자매결연 학교와의 교류 등 국제 교류 활동의 기회도 보다 많이 주어졌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이재흔 연구원은 “학생부종합전형이 본래의 좋은 취지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개선하여 신뢰도와 공정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대입 전형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져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공정한 대입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위 조사와 관련한 영상은 EBS 다큐프라임 사이트 (http://home.ebs.co.kr/docuprime/index) 에서 다시 볼 수 있으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대학내일20대연구소 홈페이지 (www.20slab.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연구리포트 확인 및 다운로드: https://www.20slab.org/archives/21682
▣ 관련문의: 대학내일20대연구소
- 전화/메일: 02-735-6196 / 20slab@univ.me
- 홈페이지/페이스북: www.20slab.org / facebook.com/20slab
학생부종합전형’은 수능 중심의 대입제도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현 대입제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내신은 물론 동아리 활동, 독서, 자기소개서까지 챙겨야 하는 과도한 스펙 쌓기라는 지적과 정성평가라는 모호한 평가 기준으로 인한 공정성,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박진수 수석연구원
박지윤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