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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2017 유스마케팅 컨퍼런스

2017.12.24 7,017



 

지난 14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2017 대학내일 유스마케팅 컨퍼런스(Youth Marketing Conference, 이하 YMC)가 열렸다. YMC는 유스마케팅 전문기업 (주)대학내일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스마케팅 기업들이 마케팅 트렌드를 공유하는 컨퍼런스이다. 올해 YMC는 '당신이 놓치고 있는 요즘 것들'이라는 주제로 총 세 가지 세션으로 진행되었는데, 일찍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첫 번째 세션인 'Youth Marketing Trend'는 '20대 트렌드 키워드'와 '유스마케팅 트렌드 예측' 두 파트로 진행되었다. 먼저 '20대 트렌드 키워드' 파트에서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출간한 <2018 20대 트렌드 리포트>의 다섯 가지 키워드를 소개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떳덕후', '관태기', '나로서기' 등 매년 20대의 마이크로 트렌드를 예측한 키워드를 제시했는데, 특히 작년 YMC에서 소개한 '나로서기'라는 키워드는 올해 온스타일 채널의 새로운 슬로건이 되기도 했다. 요즘 20대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지 이번에는 다음 다섯 가지 키워드로 2018년을 예측한다.

 



 

 

#무민세대(無+Mean+세대)
아무 생각 없이 만지는 슬라임, 아무 의미 없는 사진이 올라오는 SNS 페이지, tvN <윤식당>이나 JTBC <효리네 민박> 등 호흡이 느린 예능. 요즘 20대가 열광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쉼'이다. 수많은 콘텐츠에 노출된 20대는 그로부터 얻는 자극에 피로함을 느끼면서 쉬어가기에 대한 욕망을 싹 틔우기 시작했다.

별 의미가 없어도 되니 홀가분한 삶을 살아보자고 외치고 있다. 물론 의미가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거나 무기력하다는 게 아니다. 과거에 ‘쉼과 여유의 가치’를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의 개념으로 인식했다면, 지금은 나의 일상과 같은 범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과 쉼을 똑같은 크기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20대, 이들이 바로 무민세대이다.

 

#잡학피디아(잡학+Wikipedia)
20대는 넓고 얕게 지식을 탐하는 중이다. tvN<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JTBC<차이나는 클라스>, ONSTYLE<뜨거운 사이다> 등 지적 수다를 표방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20대는 다양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지적 욕구를 채운다. 별마당 도서관,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같은 곳에서 리딩테인먼트를 즐기기도 한다. 음식에도 지적 탐구를 시작했는데, 치킨 미각 1%에 도전하는 치믈리에 자격시험이 그 예이다.

인문학을 넘어 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만만한 지식을 원하는 20대. 덕질로 쌓은 지식이 하나의 능력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사회가 되면서 20대는 스스로 자신이 어떤 덕후가 될지 고민하고, 그 입문과정으로 잡학을 선택하게 된다. 다양한 분야의 쉽고 재미있는 지식을 하나하나 맛보며 어떤 걸 파고들면 좋을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 잡학피디아는 지적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담긴 백과사전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싫존주의(싫음마저+존중하는+~주의)
20대에게 무언가 싫어하는 감정은 더 이상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꼭꼭 숨겨야 하는 나쁜 감정이 아니다. 개인의 불호까지 취향으로 존중하는 20대 싫존주의자들은 서로의 불호에 공감하며 불호로 연대한다.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라는 멘트가 유행했을 정도로 20대는 선호의 영역을 중시했지만, 현재 그리고 앞으로는 불호의 영역까지 중요시 여길 것이다. 열 개의 취향 저격보다 하나의 극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 '술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무언가를 싫어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모임이 인기를 끌었다. 무분별한 전도 활동에 지쳐 한 대학교에서는 전도 거부 카드를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카카오톡은 불호에 반응하는 20대 소비자의 특성을 재빠르게 파악했다. 내가 차단한 사람에게 내 프로필 사진을 숨길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20대에게 불호가 중요한 이유는 내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행위에서 나를 존중해준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싫존주의는 작년 20대 트렌드 키워드인 '나로서기'에서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더 잘 알려고 하는 행위가 확장된 것으로, 나의 불호까지 나의 일부로 인정받길 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화이트불편러(White+불편+~er)
불호의 영역을 중시하는 싫존주의 가치관을 갖고 사회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20대를 화이트불편러라고 정의한다. 불편러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라면, 화이트 불편러는 우리 사회가 당연하다고 여긴 불편한 인식을 깨뜨릴 수 있는 점에서 상반된다. 화이트 불편러들은 특히 부정부패, 갑질, 젠더, 동물, 폭력 등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바꾸는 일까지 경험한 20대는 자신이 행동하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다른 어떤 세대보다 강해졌다. 사회 문제에 관한 관심 자체, 정치 참여에 대한 의식 수준이 향상된 것이 화이트 불편러가 탄생한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화이트 불편러가 응징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착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도 한다. 비정규직을 없애고 10년간 라면값을 동결하는 등 오뚜기가 대표적인 브랜드인데, 20대는 '갓뚜기'라는 별명을 지어주며 지지를 표현한다. 정의로운 예민함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20대 화이트 불편러는 다방면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휘소가치(휘발적+희소가치)
20대는 휘발되어 빠르게 흩어지는 가치에 지갑을 열고 있다. 20대의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면 독특한 공간과 예쁜 음식을 중심으로 일상의 판타지를 즐기는 순간들로 가득 차 있다. 감성을 소비하는 순간에서 오는 일시적 만족감을 중시한다. 어떤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이나 이용하는 경험 그 자체가 만족스럽길 바라는 20대는 ‘휘소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20대의 이런 휘발적인 소비 행위를 막연히 '탕진'으로 여기면 안 된다. 지난 10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회조사결과 20대의 소비생활 만족도가 다른 세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20대는 휘소가치 있는 소비를 통해 긍정적인 소비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20대의 소비 방식 자체는 휘발적이지만, 그 과정에 담긴 가치관은 묵직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무민세대, 잡학피디아, 싫존주의, 화이트불편러, 휘소가치를 실전 마케팅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20대의 '일상' 속에서 찾은 '다(多)', '반(班)', '사(私)'로 소개했다.

 

다(多) : 일상에 선택지를 더(+)하다
일상 속에서 고퀄리티의 선택지를 많이 만들어 20대에게 선택하는 재미를 주어야 한다. mnet<프로듀스 101>은 101명의 연습생이라는 선택지를, 시리얼만 파는 카페 '미드나잇 인 서울'은 전 세계의 시리얼이라는 선택지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5년간 편집숍이 10배 증가하고, 중소규모의 맥주 양조장 수가 5배 증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반(班) : 일상 속 불편함을 덜어(-)내다
내가 먹을 것을 말로 주문하는 일, 거스름돈을 주고받는 일, 공인인증서를 활용하는 일까지. 20대는 많은 것을 불편해한다.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불편함을 덜어야만 한다. 서점 '알라딘'은 전공 책이나 수험서를 분철해주고, 책이 배송되는 동안 전자책을 미리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 결과 2017년 20대가 꼽은 1위 온라인 서점이 되었고, 대학생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이사 견적을 한 번에 확인해주는 어플들도 같은 이유로 20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들의 작은 목소리에서 불편을 캐치해야 한다.

 

사(私) : 사소한 일상을 함께(=)하다
사소한 취향이 시장을 지배한다. 카카오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하면서 라이언 피규어 하나 얹었을 뿐인데 9분 만에 완판을 이루었다. 20대는 자기만족을 위한 작은 소비를 하기 위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는데, 라이언 관련 상품의 매출만 705억 원을 기록했다. 20대의 소소한 연애를 다룬 '연애 플레이 리스트'는 회당 500만 뷰, 누적 조회 3억 뷰를 달성하기도 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남다른 정보력을 가진 20대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가 담긴 콘텐츠는 안 보는 20대의 특성이 잘 반영된 세션으로, 20대가 반응하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세 가지 법칙은 제시했다.

 

1. 예상을 뛰어넘는 콘텐츠
약간의 욕설이 들어가고, 묵직한 팩트폭력이 오가면서 결론마저 이상한 콘텐츠라도 그것이 예상치 못한 것이라면 20대는 반응한다. 광고 콘텐츠도 마찬가지로 20대가 예상치 못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즐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진짜 알고 싶은 콘텐츠
20대는 이미 아는 정보에는 관심 없다. 생리컵을 소개하는 콘텐츠는 많지만, 대학내일의 콘텐츠처럼 생리컵을 사용하다가 빠지지 않아 병원에 갔다 왔다는 내용의 콘텐츠는 없었다. 탐폰 종류가 아니라 탐폰 정착 스토리를 알려주고, 타이츠 가격 정보가 아니라 입고 직접 운동을 하면 어떤 느낌인지 알려주는 콘텐츠는 20대가 진짜 알고 싶은 정보를 담았기 때문이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3. 친구와 얘기할 수 있는 콘텐츠
일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업이나 브랜드라면 친구들과의 대화 소재가 되는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친구들과 같이 해 볼 만한 놀이, 같이 가 볼 만한 장소를 다룬 콘텐츠를 만났을 때 20대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20대는 모든 것이 스마트폰으로 가능한 첫 세대이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네 가지를 소개했다.

 

1. 재미만 있으면 괜찮아
소셜에서는 웰메이드 콘텐츠보다 가벼운 콘텐츠가 더 인기다. 특히 패러디가 용인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퀄리티를 포기하는 대신 선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건 나도 만들겠네..'에서 '이런 걸' 만들어야 한다.

 

2. 끼리끼리면 괜찮아
인맥다이어트 시대가 오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자신과 말이 통하는 20대끼리 모이기 시작했다. 싸이월드, 프리챌, 미투데이 등 수많은 플랫폼이나 채널이 명멸해가는 동안 끝까지 살아남은 곳은 커뮤니티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커뮤니티형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야 한다.

 

3. 낡아도 괜찮아
종로는 올드하지만 익선동은 가고 싶고, 민박은 올드하지만 효리네 민박은 힙하다고 생각하는 20대. 그들이 아날로그에 열광하는 이유는 추억이 아닌 새로운 재미 때문이다. ‘인생 네 컷’, ‘구닥’처럼 그 아날로그는 디지털에 기반해야 한다.

 

4. 갖지 않아도 괜찮아
소셜 상에서 늘 자신의 모습을 업데이트해야 하는 20대는 그들의 삶 자체를 스트리밍 중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특성이 확대되면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합리적인 소비방식이 지속되었다. 휘소가치의 디지털화가 진행 중인 것이다. 모바일로 짧게 다운로드 없이 볼 수 있는 SNS 드라마나 브이로그가 메가히트 콘텐츠가 될 수 있던 이유이다.

 

미래에 어떤 플랫폼이 20대에게 인기 있을지 궁금하다면 지금 20대의 행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 20대가 좋아하는 콘텐츠가 갈수록 가벼워지는 이유를 안다면 앞으로 뜰 콘텐츠를 예측할 수 있다. 20대의 공감대를 얻으려면 20대를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 2017 YMC에는 모든 참석자에게 수료증과 <2018 20대 트렌드 리포트>를 증정하면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Project Manager 남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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