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봐야 믿겠다. Z세대 체험으로 팩트 체크
“팩트입니까?”
윤종신씨가 라디오스타에서 외치던 이 유행어를 기억하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연예인의 개인적 사연,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내는 프로그램 특성상 신기하면서도 믿기 힘든 이야기가 나올 때, 윤종신씨 특유의 멘트 ‘팩트(fact)입니까’가 튀어나왔죠. 지금 말하는 이야기에 근거가 있느냐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팩트라는 말을 Z세대도 무척 많이 쓰시는 것 아시나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눈에 띄는 정보가 올라오면, 여지없이 “이거 팩트인가요?”란 댓글이 달립니다. 뉴스 기사를 봐도 팩트 체크, 고발 글이 올라와도 팩트 체크, 무조건 분노하던 전과 달리 상당수 Z세대는 판단을 미룹니다. 녹취록 등 팩트가 나올 때까지 어느 쪽도 안 믿겠다는 입장이죠.
우린 속고만 살았다네
Z세대가 팩트광이 된 이유는 스스로 속고만 살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럴듯한 광고에 속고, 범람하는 가짜 뉴스에 속고, 늘 속는 피해자라고 여깁니다. Z세대를 다룬 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에선 Z세대를 ‘호갱(호구+고객)’이란 키워드로 풀어내기도 했는데요. Z세대가 호갱이란 말이 아니라, Z세대가 스스로 호갱인지 아닌지 쌍심지를 키고 확인하는 소비자가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Z세대를 설득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정성스런 디테일로 진정성(진짜)을 증명하는 방법이 있겠고(이 방법이 알고 싶으시면 예전 뉴스레터 이곳 클릭), 또 다른 방법으로 눈으로 직접 보여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생생한 체험을 통해 팩트를 확인시켜주는 거죠.
집어던지고, 뱅글뱅글 돌리고. 생생 리뷰 인기
그래서 유튜브 제품 리뷰 콘텐츠에는 생생한 체험을 담은 영상이 인기입니다. 가벼움을 자랑하는 전자 제품은 직접 저울 위에 올리고, 튼튼하기로 유명한 제품은 바닥으로 집어 던지기는 식이죠. 62만 구독자를 가진 리뷰 유튜버 JayJay제이제이는 방수 키보드를 리뷰하면서, 라면을 끓여 키보드 위에 끼얹습니다. 그 다음 키보드 통째로 수돗가에서 씻는데요. 다양한 병맛 리뷰가 있으니 아이디어 차용할 마케분들은 여기서 영상 보시고요.
개그 말고 진지하게 만든 체험 리뷰도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오라잇 스튜디오는 LG와 삼성 건조기를 비교했는데요. 공정성을 위해 새 옷을 구매해, 빨래방에서 직접 세탁하는 장면부터 보여줍니다. 두 건조기에서 건조한 옷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새 옷, LG에서 말린 옷, 삼성에서 말린 옷. 3종을 포개어 놓고 비교하죠. 두 건조기 중 누가 이겼는지 궁금하시면 영상(클릭)에서 확인해주세요.
브랜드 담당자 분들이 체험 영상을 보면, “없어 보인다” 혹은 ‘과학적이지 않다’라고 하실 것 같은데요. 하지만 스펙을 쉽게 믿지 않는 Z세대에겐 유치해도 생생한 제품 소개가 팩트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란한 이미지 광고가 Z세대의 관심을 끈다면, 생생 리뷰는 구매 결심으로 이어지겠죠. 홍보에 고려해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