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무경계] Z세대가 선택한 콘텐츠는 유통기한이 없다
‘안 봐도 비디오’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겪어보지 않아도 다음에 벌어질 일을 다 알겠다’라는 의미의 관용어 표현인데요. Z세대는 ‘안 봐도 유튜브, OTT’와 같이 비디오를 다른 매체로 바꾸어 씁니다. 이들에게 TV로 시청하는 비디오는 익숙한 영상 시청 기기가 아니기 때문이죠.
<유튜브·넷플릭스 시대, Z세대의 TV 이용법 보고서(2021)> 에 따르면 매일 TV를 이용하는 비율이 Z세대(52.0%)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전기 밀레니얼이 매일 이용하는 비율(71.6%)과 크게 차이 났죠. Z세대는 왜 TV를 다른 세대에 비해 적게 볼까요?
Z세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이어진 초연결 시대에 성장해왔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콘텐츠를 바로 찾아볼 수 있기를 선호하죠. Z세대의 콘텐츠 소비 채널이 자연스럽게 유튜브와 OTT 플랫폼으로 옮겨간 이유입니다. 실제 Z세대는 최근 6개월 내 경험한 여가생활과 선호하는 여가생활 모두 유튜브 감상(76.2%)을 꼽을 정도로 유튜브와 친숙했습니다.
Z세대가 주로 소비하는 영상 채널의 변화는 이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거, TV를 시청할 때는 콘텐츠 방영 채널과 시간을 챙겨야 했기 때문에 콘텐츠의 시의성이 중요했어요.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와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현재에는 채널과 시간은 의미가 없어졌죠. 콘텐츠 제작 시점보다 관심사 중심의 알고리즘이 시청 환경에서 중요해지면서 취향에 속한다면 과거 영상도 소비하는 문화가 MZ세대 사이에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이러한 Z세대의 콘텐츠 소비 행태를 ‘무기한 무경계’로 정의했습니다. 지난해 Z세대가 취향에 맞는 세계관을 찾아 나선 컨셉친의 특성을 보였다면, 올해 이들은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시공간과 플랫폼을 초월하는 ‘무기한 무경계’ 특성을 보입니다. 최근 Z세대가 즐기고 있는 콘텐츠 예시를 통해 경계 없는 콘텐츠 플랫폼 생태계의 특징을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 특징 1) 끌올해서 새로운 감상 포인트 발굴
유튜브에는 과거와 현재의 콘텐츠가 공존합니다. 최신 이슈에 맞춰 과거 영상을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과 검색을 통해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로 출전한 차준환 선수가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차 선수가 2011년 출연했던 ‘SBS 키스앤크라이’ 영상이 알고리즘을 통해 확산되면서 여러 짤과 클립 영상을 만들어낸 게 결정적인 인기 요인이었죠.
최근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콘텐츠에 Z세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낸 이유도 비슷합니다. 피식대학은 2009년 방영된 ‘연애불변의 법칙’을 끌올해 진행 스타일, 자막, 편집을 재현했습니다. 과거에 있던 콘텐츠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개그맨 이은지의 부캐 ‘길은지’를 등장시켜 재미를 더했습니다. 두 예시 모두 과거의 콘텐츠를 그대로 소비하기보다는 댓글과 자막을 더해 당시에 보이지 않았던 재미 포인트를 찾아냈다는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 특징 2) 콘텐츠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Z세대는 원하는 콘텐츠가 있는 플랫폼을 찾아가는 데 익숙합니다. 지상파 TV 방송을 주류로,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넷플릭스 등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을 비주류로 구분짓던 건 예전 일이죠. Z세대는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는 곳이라면 주류와 비주류를 따지지 않습니다.
Z세대는 OTT 서비스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공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기 위해 플랫폼의 유료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기도 합니다. 미디어·콘텐츠·플랫폼(2022년 3월)조사에 따르면, OTT를 이용하는 MZ세대의 64.1%가 지상파 콘텐츠보다 OTT 자체 제작 콘텐츠가 더 흥미롭다고 응답했어요. 지난해 ‘오징어게임’ 열풍으로 넷플릭스가 44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모은 사례도 자체 제작 콘텐츠의 힘을 보여줍니다.
특징 1)에서 끌올된 짤, 유튜브 영상 클립을 보고 나서 전체 예능이나 드라마를 보기 위해 OTT 서비스를 보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2005년 방영된 시트콤 ‘안녕프란체스카’의 장면이 최근 짤과 유튜브 클립 영상으로 주목받았는데요. Z세대는 짤의 출처를 찾다 OTT에서 원작을 찾아보고, 감상 후기를 SNS에 공유하기도 합니다.
✅ 특징 3) 일반인, 인플루언서, 연예인 구분이 없다
방송인 재재는 연예인과 일반인을 섞어 자신을 ‘연반인’이라고 칭하면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는데요. 최근 재재처럼 연반인으로 지상파 TV, 온라인 채널을 따지지 않고 활약하는 인물이 눈길을 끕니다. 웹 예능 ‘터키즈온더블럭’에 우연히 등장한 일반인 주디는 출연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자, 또 다른 웹 예능 ‘바퀴달린 입’에도 출연해 화제성을 이어갔습니다. 댓글 반응도 일반인인 출연자를 낯설어하기보다 “신선하다”며 긍정적이었고요. 연예인, 1인 크리에이터, 일반인이 플랫폼 간 경계 없이 콘텐츠에 함께 출연해도 Z세대는 이들에 대해 거부감 없는 모습이죠.
콘텐츠 무경계 현상은 다른 예시에서도 포착됩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프로그램 ‘생존남녀’는 웹예능 ‘가짜사나이’ 제작진과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제작진이 함께 의기투합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방영 전부터 눈길을 끌었는데요. 주로 출연자로 활약하던 1인 크리에이터가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하고, TV 프로그램 제작진이 웹 콘텐츠 시장에서 제작자로서 활약하는 등 플랫폼의 경계를 두지 않고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Z세대에게 사랑받는 콘텐츠의 특징을 알아보았다면, 이제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단계입니다. 시공간의 영역을 넘나들며 콘텐츠를 즐기는 Z세대를 어떤 포인트로 공략해야 할지 궁금하신가요?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2⟫에서 Z세대 맞춤 콘텐츠를 기획하는 방법을 캐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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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TREND ISSUE LIST |
01 메타버스 네이티브 02 TTTB ▶ 03 무기한 무경계 04 ESG 감수성 05 EX(employee experience) 시대 |
유통기한 없이 사랑받는 콘텐츠의 핵심 특징 3
김다희 책임디자이너
김혜리 수석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