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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대를 보면 안다? 트렌드 전문가의 인사이트 도출법 | 이재흔 파트장

2024.12.23 328


여러분은 트렌디한 사람인가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은 ‘트렌디하다’는 말의 정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죠. 계절마다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을 소비하거나, TV에서 인기인 모 연예인의 유행어를 따라하는 것도 분명 트렌드일 것입니다. 혹자는 아이 교육을 위해 거실을 서재화한다거나,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해 용돈을 주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로 볼 것이고요.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트렌드를 누구보다 폭 넓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사람이에요.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수많은 사례 속에서 일말의 경향성과 의미를 찾고, 데이터에서 나타난 세대 특성과 연결해 그 시대의 트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내죠. 바로 대학내일20대연구소 트렌드 파트의 이재흔 파트장입니다. 그는 언제부터 트렌디한 사람이었을까요? 애당초 트렌드란 대체 무엇일까요? ‘트알못’에게도 해사한 웃음으로 트렌드의 A to Z를 알려줄 자타공인 ‘트렌드 선생님’ 이재흔 파트장을 만나 보세요.




소비요정이자 트렌드 전문가, 작가이자 연구원


안녕하세요, 재흔 파트장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트렌드 파트장을 맡고 있는 이재흔입니다. 하반기에 주요한 프로젝트가 몰려 있어서 늘 정신 없이 보내는데, 이제 대부분 마감이 끝나서 살짝 여유로워졌어요. 덕분에 이렇게 인터뷰도 참여하게 됐네요 ☺️





지금은 연말에 안식주 계획이 있어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 트렌드를 연구하다 보니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인기 있는 것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많은데요. 사실 제가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었거든요. 책을 열심히 사지만 여러 핑계로 잘 읽지는 못했어요. 연말에는 그동안 잔뜩 쌓아 놓은 책을 읽어 보려고 합니다. 마침 또 텍스트 힙이 트렌드라 갖고 싶은 아이템이나 가보고 싶은 공간도 많더라고요!


💡 안식주란?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구성원의 안식을 위해 도입한 휴가 방식이에요. 구성원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고 에이전시 업도 병행하고 있다 보니, 일주일 이상의 휴가를 쓰기가 어렵거나 휴가를 쓰더라도 온전히 휴식에 몰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연초에 각자 원하는 안식주 기간을 정해 놓고 워킹 그룹과 미리 업무 일정을 조정하여 서로가 최대한 편안한 휴가를 즐기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20대연구소의 소비요정으로 불리시는데, 최근에 한 자잘한 소비가 있다면요?


작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들, 그리고 빈티지 아이템을 좋아해요. 눈에 띄는 게 생기면 일단 지르고 보는 편이라, “나 또 샀어!”라는 말버릇이 있을 정도예요 🤣 특히 키링을 좋아하는데요. 최근에는 그날 그날 저의 마음가짐을 표현할 수 있는 키링 캘린더가 나왔다고 해서 지인들 것까지 여러 개 구매했어요! 지금 휴대폰에도 NFC로 그날의 운세를 볼 수 있는 네잎 클로버 키링이 달려 있고요 🍀





20대연구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알려주세요.


20대연구소는 세대와 트렌드를 연구하는데요. 트렌드 파트는 핵심 트렌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20대연구소의 트렌드 인사이트 도출 역량을 리드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먼저 연구원과 마케터, 에디터분들이 함께 트렌드 사례를 모으고 토의하는 ‘트렌드 워칭 그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과물이 나오는 것뿐만 아니라 트렌드 수집과 인사이트 도출, 검증 등이 조금 더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방법론 자체를 계속해서 디벨롭하는 역할이에요.


또, 20대연구소에서 매년 출간하는 트렌드 도서의 총괄 PM을 맡고 있어요. 트렌드 워칭 그룹, 자체 연구 등을 통해 쌓은 트렌드 인사이트 중에서도 핵심을 뽑아 도서를 통해 전달합니다. 여기서 도출된 인사이트가 대학내일ES의 트렌드 컨퍼런스인 T.CON에 활용되기도 하고, 향후 연구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되기도 해요. 올해 발간된 《Z세대 트렌드 2025》T.CON25에서 소개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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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나 트렌드가 궁금한 기업에 트렌드를 전하는 트렌드·마케팅 리서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뿐만 아니라, 특정 산업 분야의 소비자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 뷰티 기업과 2017년부터 약 8년간 뷰티 트렌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86세대부터 알파세대까지, 축적되는 트렌드에 대하여


원래 트렌드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어릴 때부터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것, 독특한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학교 다니다 보면 필통에 잔뜩 신기한 문구류를 넣어 다니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제가 그런 사람이었어요 😁


대학교에서는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했는데요. 대학 문화를 취재하는 대외활동을 했어요. 당시 대학가에 창업과 축제 기획 붐이 있었거든요. 독특한 아이템으로 창업한 학생들을 만나러 다니고, 학생들이 기획한 축제를 다녔어요. 


또 그때 한창 ‘자발적 아싸’나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이 이슈가 되면서, 대학가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려는 노력이 두드러졌는데요. 대학생들이 ‘밥터디’라고 해서 함께 밥 먹으면서 스터디를 하고, 교류하는 모임을 취재하기도 했어요. 20대가 자발적으로, 새롭게 만들어가는 문화에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트렌드 도서에 참여하셨고, PM을 맡으셨나요?


저는 2013년 20대연구소에 인턴으로 입사했는데요. 당시에도 트렌드 도서에 참여했었어요. 소소한 앙케이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소개했었죠. 인턴이자 20대로서 의견을 피력했었어요. 그 후로도 계속 참여하다가, 본격적인 총괄 PM을 맡은 것은 2019년부터예요.





한 권의 트렌드 도서가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트렌드 도서에 뾰족한 인사이트를 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사례와 현상을 다각도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트렌드 워칭 그룹’이 다양한 직무와 관심사를 가진 분들로 구성된 것도 같은 이유예요. 사례를 얻는 곳도 뉴스나 콘텐츠, SNS에 한정되지 않고 일상에서, 그리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모두 포함합니다. 그렇게 올해 770여개의 사례를 모을 수 있었죠.


단지 사례 수집에 그치지 않고,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하고 토의하면서 유의미한 아젠다를 도출합니다. 중요한 아젠다라고 판단되면 그룹 미션을 통해 세부 사례를 더 디깅하기도 하고요. 장장 6개월간 이 과정을 거친 뒤 파이널 워크숍을 진행해요. 마침내, 도서에 들어갈 트렌드 이슈를 뽑아 정리하는 자리입니다.



2023년 트렌드 파이널 워크숍 모습



하지만 여기서 끝은 아니에요. 그동안 20대연구소의 시각에서 한 해의 트렌드를 살펴봤다면, 이후에는 대학내일ES의 다양한 인사이트 조직과 협업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더 다양한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트렌드 인사이트를 분석하기 위함이죠. 또, 제트워크*를 통해 실제 Z세대가 공감하는 트렌드인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검증합니다. 정량·정성조사 등 소비자 조사와 소셜 빅데이터로 인사이트에 대한 근거를 찾기도 하고요.


이렇게 사례와 데이터, 전문가 인사이트를 종합해 한 권의 트렌드 도서가 나오게 됩니다 📕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Z세대 오픈채팅 커뮤니티



《Z세대 트렌드 2025》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주신다면요?


《Z세대 트렌드 2025》의 부제는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Z세대의 생존법’이에요. 트렌드를 소개하는 책 치고 부제가 다소 딱딱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오늘보다 내일이 더 살기 힘든 ‘우하향의 시대’에 Z세대는 오히려 ‘포지티브 모멘텀(긍정의 동력)’을 보인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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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도서에서 새롭게 시도한 구성이 있는데요. 앞쪽에 트렌드 이슈 4가지를 소개하고, 뒤쪽에 ‘트렌드가 보이는 변화의 모먼트’를 담았어요. 워낙 초개인화 사회이고 마이크로 트렌드가 많다 보니, 현상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변화의 모습을 봐야 앞으로의 흐름을 알 수 있겠더라고요. ‘손민수’에서 ‘추구미’로의 변화라거나 프로스포츠, 로컬을 즐기는 방식의 변화, 알파세대에서 보이는 변화 등을 담았습니다.



지금까지 트렌드 도서의 제목이 변화해 왔는데,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지금까지 ‘20대 트렌드 리포트’,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Z세대 트렌드’ 등으로 이름이 바뀌어 왔네요. 다만 제목이 바뀌었어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20대에 주목한다는 거예요. 20대라는 중심을 지키면서 시대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바뀐 거죠. 20대가 밀레니얼일 때는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보고, Z세대일 때는 Z세대를 주목했습니다. 언젠가 Z세대 자리에 잘파나 알파세대를 넣거나, 혹은 다시 20대로 변경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발간한 트렌드 도서들



‘Z세대 트렌드’로 3년째 펴내고 있지만, 작년부터 알파세대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의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해 알파세대가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20대연구소는 세대와 시대를 함께 연구하고 있는데요. 시대가 변하면 세대가 변하고, 세대의 변화는 시대의 변화를 이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대를 보면 다가올 미래의 방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짐작할 수 있죠. 한 세대가 시대 변화를 읽는 리트머스지 같다고 할까요?


알파세대 또한 시대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가 훨씬 익숙한 세대이기도 하고, 다른 세대와 달리 태어날 때부터 초개인화를 경험한 세대죠.또 주목해야 할 것은, 알파세대가 다른 세대와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점이에요. 


올해 알파세대 연구를 하면서 부모 세대인 밀레니얼·X세대와 영향을 주고 받는 점이 눈에 띄었어요. 부모 세대의 취향이나 경험이 알파세대에 전유되고 있고, 경제관도 다른 모습을 보였죠. 가령 알파세대가 부모님과 함께 ‘무한도전’을 본다거나, 가방에 ‘탬버린즈’ 같은 브랜드를 넣고 다니는 게 흥미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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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 관계·커뮤니케이션 조사도 담당하고 계시죠. Z세대부터 86세대까지 

보는 연구들인데, 트렌드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시나요?


가치관 조사에서 자아, 사회, 국가/세계관, 전반적인 삶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관계·커뮤니케이션 조사로 가족, 친구, 연인간 관계에 대한 인식과 행태 커뮤니케이션 방법들을 살펴봅니다.


결과를 보면 세대별로 유사하게 나타나는 것도 있고, 시대와 세대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는 결과도 있는데요. 한 세대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가령 올해 가치관 조사에서 ‘스스로를 이해하는 방법이 세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어요. 


Z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전문기관 심리검사나 스타일링 분석처럼 전문적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았는데요. 후기 밀레니얼은 취향 탐색이 높고, 86세대는 명상이나 종교 활동 같은 부분이 높았죠. 이런 결과를 통해 세대별 특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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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트렌드를 알아야 하는 이유


올해 총 2권의 트렌드 도서를 내셨어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제가 올해 트렌드 연구원으로 일한 지 딱 10년 차인데요. 이번에 개인적으로 《트렌드 읽는 법》이라는 책을 쓰면서 그간 20대연구소에서 해왔던 방법을 한 번 정리해보니 큰 의미가 있더라고요. 함께 일하는 동료나 인턴분들께 자연스럽게 제 방법을 알려드릴 수 있어 좋았어요. 지금까지 각 잡고 ‘트렌드는 이런 거고, 이렇게 수집한다’는 것을 알려드리지는 못했었는데 그걸 전해드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서점에 2권의 책이 나란히 있거나 함께 소개된 모습을 보면 ‘올해 정말 열심히 했구나’ 하는 뿌듯한 마음도 들어요 😊



서점 매대에 놓인 《Z세대 트렌드 2025》와 《트렌드 읽는 법》



과거와 현재, ‘트렌드’의 의미에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요즘은 과거보다 트렌드가 파편화돼 있어요. 사람들의 취향이 다 다르고, 공유하는 채널도 다 다르니까요. 예전에는 모두가 즐기는 TV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지금은 유튜브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을 보면 저조차도 모르는 인플루언서나 채널이 있어요. 소수가 열광하고 동조하는 마이크로 트렌드가 많고, 영향력도 크죠. 그렇다 보니 사람들의 특징이 취향에 따라 세분화되는 모습까지도 나타나는 것 같아요.



일부는 ‘트렌드’라는 말에 피로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트렌드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트렌드를 몰라도 망하지는 않아요. 유행하는 밈을 모른다고 해서 큰 타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렌드는 특정 현상에 그치는 게 아니라 결국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하고,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죠. 먼저 트렌드를 알면 미래에 대비하는 데 도움을 얻거나,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무엇보다 트렌드는 하나의 즐거움이 되기도 합니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세상이 넓어진 느낌이 들죠.





10년간 트렌드를 연구하셨는데요. 본인을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이런 말하면 조금 이상하게 보일까 봐 망설여지는데요 🤣 일 자체가 정말 재밌어요. 사실 트렌드를 연구하다 보면 일과 일상의 구분이 없거든요. 퇴근 후에도 여가인 듯 일인 듯 SNS를 보는데요. 사람들이 챗GPT에 특정 캐릭터를 부여해 대화하는 걸 보면서 ‘이렇게까지 쓰는구나’ 하며 감탄하고, 새로운 밈이나 드립, 콘텐츠를 보면 덕질하듯이 열심히 짤줍을 하기도 해요.


어떤 트렌드 현상이 있으면 그것에 반하는 또 다른 흐름이 생기기도 하고, 그리고 하나의 흐름이 변주되면서 또 다른 현상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이런 변화를 발견하는 일도 너무 재미있고 설렙니다.


또, 이런 변화로부터 찾은 인사이트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잖아요. 소소하게는 누군가의 퇴근 시간을 당길 수도 있고, Z세대에게 다가가고 싶었던 브랜드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할 수도 있고요. 효용이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Contents No INTERVIEW-03
Summary “트렌드를 몰라도 망하지는 않아요. 다만···.”
대학내일20대연구소 이재흔 파트장 인터뷰
Project Manager 김성욱 매니저
김다희 선임디자이너
김혜리 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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