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장스케치] 2020 Trend Conference
2019.11.26 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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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유스마케팅 기업 대학내일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이하 MZ세대)의 내년 트렌드를 예측하고,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2020 T-CON(2020 트렌드 컨퍼런스: Trend Conference)’이 지난 15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됐다. 


Think Young, Work Young, Move Young 등 세 가지 세션으로 구성된 2020 T-CON은 MZ세대의 트렌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이들과 공존에 어려움을 겪는 기성세대인 X세대,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함께 일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등 현실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첫 번째 세션인 [Think Young : ‘나 때는~’ 하다가 MZ세대와 멀어진다]에서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출간한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의 트렌드 키워드 다섯 가지를 통해 2020년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소개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집단의식이 약해 ‘MEMEME 세대’라고까지 여겨졌던 MZ세대가 올해는 유독 함께 뭉쳐 시너지를 내는 사례가 많았다는 내용으로 시작되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이런 MZ세대의 연대를 ‘슬라임 연대’라고 정의했다. 이들의 연대는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하고 그 무엇과도 자연스럽게 융화되기 때문이다. 말랑하고 유연한 MZ세대의 슬라임 연대법은 가치관, 사회인식, 관계, 콘텐츠, 소비 등 다섯 가지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추 세대 [다양한 삶을+만나는 것을+추구하는+세대]


2019년 마이싸이더들은 유튜브를 통해 직장인의 일상부터 귀농인의 하루, 고시원에서의 삶, 투병 생활까지 자신들의 다양한 삶을 영상에 솔직하게 담아냈다. 출판가에도 니트족, 프리랜서, 비건 라이프 등 조금 다른 삶을 담은 도서가 인기였다.


다양한 삶의 모습과 가치관이 공유되는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미래에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MZ세대는 ‘다만추 세대’가 되었다. 이들은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확장해나가기도 한다. 평생직장은 없다고 생각하고, 취미를 업으로 삼기 위해 온라인 취미 클래스를 듣는다. 이런 다만추 세대에게 다가가려면 어느 한 면만 보고 그들을 판단하지 말고, 각자 추구하는 파편화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선취력 [先(먼저)·善(착할)+취하는+능력]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다만추 세대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도 적극적이다. 익명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팬텀세대(2017), 불편함을 적극 표출하는 화이트 불편러(2017), 일상에도 소신을 녹이는 소피커(2018) 등 MZ세대의 사회참여는 적극적이고 실천적으로 진화해왔다. 그래서인지 2019년에는 사회가 실제로 변화한 모습이 눈에 보였다.


낙태에 대한 MZ세대의 인식 변화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이끌고, 코르셋처럼 불편했던 교복은 편한 교복으로 대체되었으며, 대학가에서는 술 강권 금지 팔찌를 만들어 건강한 음주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목소리 내는 것을 넘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 바탕에는 ‘선취력’이 있었다. 착한 소비를 ‘먹어서 혼내주자’라는 이름을 붙여 놀이처럼 즐기기도 한다. SNS에 글을 올리고 해시태그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 맞춰 기업이 먼저 착한 시선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후렌드 [Who(누구)+Friend{친구(가 되다)}]


MZ세대 사이에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인기이다. 끈적한 소통은 싫지만,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싶은 이들을 사로잡았기 때문. 마라탕이나 흑당 버블티, 블루보틀 등 수많은 인싸템을 인증하고 인싸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소속감을 얻기도 한다. 같은 행동을 통해 얻은 강한 소속감은 실시간으로 연결된 MZ세대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됐다. 실시간 연결과 소속감을 중시하면서도 끈적이는 소통과 관계를 싫어하는 이들을 '후렌드'라고 정의했다. 관계 맺는 방식이 가벼워진 만큼 익명의 누군가와도 거리낌 없이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데, 에어드롭 놀이가 대표적이다.


MZ세대는 서로 잘 몰라도, 오프라인의 교류가 딱히 없더라도 함께 키득댈 수 있는 코드만 있다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후렌드쉽의 탄생인 것이다. 휘발되는 관계를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질척이지 말고, 그들과 계속 연결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들면 금세 후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판플레이 [판(놀거리의 집합)+Play(놀다)]


만우절은 이제 MZ세대의 명절이 되었다. 인싸력을 뽐내면 영화를 7천 원에 볼 수 있다는 이벤트에 인간 지네를 만들고, 이색 매물 대회에서는 온갖 창의력을 동원해 드립을 친다. 이런 이벤트에 참여하게 하는 동력은 경품이 아니라 함께 즐기며 놀 수 있고, 나의 인싸력을 뽐낼 수 있는 ‘재미’이다.


MZ는 이렇게 열려 있는 판에 참여하는 것 말고도 스스로 자신들이 가장 잘 놀 수 있는 판을 열기도 한다. 함께 춤을 추며 영화를 즐기고 싶다며 ‘댄스어롱’이라는 세상에 없던 관람 문화를 만들고, MZ세대가 독립출판물로 출간한 책은 기성출판물로 출간되고 있다. 열려 있는 판에 참여하여 놀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즐길 수 있는 판을 직접 열고 노는 MZ세대의 모습을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판플레이’라고 정의했다. #우유속에어쩌구 해시태그 이벤트와 ‘사딸라’ 햄버거 광고 등 실제로 판을 열어준 마케팅은 성공을 보였다. MZ세대가 주도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면 그들과 친근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 소비 [Cloud(제약 없이 어디서나 연결된)+소비]


MZ세대에게 소비란 현재 주어진 조건에서 최적의 만족을 찾는 일이다. 말리고 관리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규조토 발매트, 맡기고 찾아오는 시간을 줄여주는 세탁대행서비스, 압박 부담을 덜어주는 와이어리스 속옷 등 MZ세대는 뭔가를 덜어내 주는 제품과 서비스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소포장 과일을 구매해서 남은 수박을 처리하는 데 드는 시간, 노력, 스트레스를 줄이고, 원하는 만큼 ml까지 조절하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탭하우스에 간다.


넘치는 것은 더는 MZ세대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다다익선이 아닌 원하는 만큼만 얻으며 만족을 찾는 ‘밸런스 익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비에서 덜어낸 부분을 공유로 채우고 있으며, 이들의 소비를 '클라우드 소비'라고 정의했다. MZ세대는 셀프 스토리지, 코워킹 스페이스, 공유 주방, 공유 킥보드 등 다양한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소유보다 공유로 소비의 밸런스를 맞추는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채워주는 것보다 덜어줄 수 있는 것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섯 가지 키워드에서 모두 ‘슬라임 연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개인의 파편화된 가치를 존중하는 것(다만추 세대), 변화를 이끌어내는 함께의 힘을 체감하는 것(선취력), 친구 범위의 확장과 코드만 맞으면 익명의 누군가와도 서슴없는 유대를 맺는 것(후렌드), 자발적으로 뭉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판플레이), 소유 아닌 공유를 통해 만족을 찾는 것(클라우드 소비)으로 정리할 수 있다.


2020년에는 혼자인 모습보다 유연하고 말랑한 슬라임처럼 뭉치는 모습이 많이 관찰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이들의 연대의 속성과 특징, 그리고 다섯 개의 키워드를 기억해야할 것이다.       





두 번째 세션 [Work Young : 꼰대는 되기 싫지만 할 말은 하고 싶어]에서는 MZ세대를 어려워하는 모든 직장인을 위해 그들과 상생하는 워킹 레시피 세 가지를 소개했다. 



1. MZ세대와 공동체를 이어주는 법 


MZ세대는 조직과 의무를 생각하기 전에 개인과 권리를 중시한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혼자 일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공동체 의식은 있어야 하는데 MZ세대는 이를 놓치고 있다. 기성세대도 놓치고 있는 점이 있는데, 공동체 의식은 워크숍이나 체육대회 등 친목 활동에서 쌓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동료에 대한 직무적 이해와 관심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2. MZ세대의 솔직한 마음을 확인하는 법


대면과 전화를 불편해하는 MZ세대의 솔직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디면(Digital+面)’, 즉 디지털로 만날 필요가 있다. 정리되지 않은 말로 업무를 하지 말고, 정리된 글로 진행하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또한, 익명의 공간을 마련해 이 공간에서는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주는 방법, ‘리더 없는 날’처럼 MZ세대끼리 있을 시간을 주는 방법을 제안했다. 




3. MZ세대와 얼굴 찌푸리지 않고 일하는 법 


‘넵 지도’가 있을 정도로 MZ세대의 언어는 섬세하고 은밀하다. 이들에게 통하는 피드백을 하려면 (1)취향을 강요하지 않는다, (2)질문형으로 혼내지 않는다, (3)때로는 말하지 않는다 등 세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 구찌는 MZ세대로 구성된 내부 조직의 의견에 귀 기울였기 때문에 MZ세대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었으며, 이와 비슷한 시도는 국내 대기업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MZ세대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을 구분해주고 그 영역에 대해서 만큼은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 세션인 [Move Young : 우물쭈물하다가 ‘90년생은 간다’]에서는 MZ세대가 바꾸어 놓은 마케팅 풍경과 그 변화에 살아남기 위해 마케터들이 꼭 기억해야 할 요소들을 소개했다. 



1. 공백을 메우려는 브랜드들의 MZ ONLY 


한때 기업은 대학생기자단이나 서포터즈 등 ‘MZ-friendly’ 정책으로 MZ세대와 소통했다. 소셜미디어의 확장으로 그들이 좋아하는 B급 코드를 기업 채널이 녹이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브랜드가 가진 격조를 잃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MZ세대만을 위한, ‘MZ-ONLY’의 시대가 도래했다. 진로소주의 아이폰 케이스나 곰표 밀가루의 패딩, 제품을 팔지 않는 아모레 성수 등 공백을 느낀 브랜드들이 MZ세대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2. MZ세대를 우리 브랜드의 FAN 만들기 


팬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제품의 팬덤이 아닌 참치캔이나 치킨과 같이 제품군의 팬덤을 선점하는 것이다. 이렇게 발견한 충성 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효능감을 주어야 한다. 투표를 통해 선정된 버거를 출시한 롯데리아, 이슈에 대한 의견을 받고 답변한 사람들끼리만 결과를 공유하는 뉴닉 등은 함께 만들어 간다는 기분을 주며 팬심을 저격했다. 




마지막으로 (1)MZ세대가 원하는 작은 단어를 쓰고, (2)이들의 모습을 포장하지 않으며, (3)MZ세대가 바라보는 MZ세대의 모습을 이야기하게 하고, (4) 웃지 않을 사람이 있을지 생각하며, (5)논란이 발생했을 때는 MZ세대식 사과를 해야 한다 등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기업이 담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세 가지 세션 외에도 2020년을 주도할 MZ세대의 트렌드 키워드 다섯 가지를 소개하는 백월을 준비해 이목을 끌었다. 이번 2020 T-CON은 참석자 전원에게 각 세션의 주제가 담긴 마스킹테이프와 2020년 플래너가 담긴 에코백,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간한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을 증정하면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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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 2019-92호

Project Manager
남민희 책임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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